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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보

    • 장르 : 드라마, 가족
    • 국가 : 일본
    • 러닝타임 : 121분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료타 역), 오노 마치코(미도리 역), 마키 요코(유카리 역), 릴리 프랭키(유다이 역), 니노미야 케이타(케이타 역), 황쇼겐(류세이 역)

     

    출생의 비밀 - 줄거리

    일류 기업에 다니는 성공한 비지니스맨인 료타는 모든 게 완벽합니다. 깨끗하고 넓은 집에 예쁜 아내 미도리와 착하고 말 잘 듣는 아들 케이타와 함께 살고 있죠. 아들 케이타는 사랑스럽지만, 료타의 성에 차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그 정도면 모든 걸 완벽하게 갖춘 그야말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사실 휴가를 제대로 낸 적이 없는 일 중독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병원의 잘못으로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케이타는 친아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료타는 안 풀리던 문제를 푼 것처럼 말합니다. "역시 그랬던 거군." 그 한 마디에 그동안 자식을 대해왔던 료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료타와 미도리는 상대편 부부인 유다이와 유카리를 만납니다. 그들은 료타의 환경과 정반대인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시골동네에서 작은 전기 상회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회적이고 세련된 료타 부부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지요.  유다이와 유카리는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6년을 키워왔던 류세이가 실은 친자식이 아니라니 어이가 없었죠. 이제 어른들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자식들을 교환해야 하는 것이죠. 

     

    병원에서는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의 미래를 위해 '교환'하라고 하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양쪽 부부는  모두 괴로워하고 고심합니다. 그러던 중, 상사로부터 두 아이를 키우면 어떻겠냐는 말을 들은 료타는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욕심을 냅니다. 돈 많은 자기가 키우면 아이들에게도 좋고, 상대편 부부도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두 가족은 만나서 밥을 먹습니다. 료타는 키가 크고 활발한 성격의 류세이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벌써 머릿속엔 두 아이를 키울 생각이 가득합니다. 병원에서 위자료가 얼마나 나올지 하는 것을 따지는 유다이보다 자신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유다이와 류세이는 음료 빨대를 잘근잘근 씹어놓았고, 료타와 케이타의 음료 빨대는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아빠를 닮은 것입니다. 료타는 가족을 네 번 만나고 토요일에 다른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을 제안합니다. 유다이와 유카리는 숙박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미도리를 원하지 않지만 료타만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려고 합니다. 료타는 케이타와 게임을 하면서, 토요일에 류세이 집에서 자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강해지기 위한 미션이라고 하지요. 케이타는 괜찮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류세이의 집에 와보니 낯선 것들이 가득합니다. 작은 집에서 식구들이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는 모습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크고 넓은 집에서 모든 게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던 세상에서 여러 명이 아옹다옹 살아야 하는 환경이 된 거지요.

     

    류세이도 적응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넓고 넓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신났지만 젓가락질부터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는 료타가 부담스럽습니다. 아빠인 유다이와 동생들과 함께 목욕하던 것과 달리 큰 욕조에서 혼자 목욕을 하는 것은 쓸쓸하기까지 합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집에 돌아가고 싶은 두 아이. 긴 주말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도리는 케이타에게 우리 둘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래도 케이타는 "아빠는?"하면서 료타를 챙깁니다. 

     

    4월이 되어 케이타는 사립학교에 입학하는 날, 두 가족은 다시 만납니다. 유다이는 료타에게 아이와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하자 료타는 나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자 유다이가 말합니다. "아버지라는 일도 다른 사람은 못하는 거죠." 함께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전, 장인의 음식을 표장 주문하며 유다이가 장난 섞인 투정을 합니다. 치매기가 있는 장인의 식사와 아이들 챙기는 게 힘들다고요. 그러자 료타는 기다렸다는 듯이 두 아이를 자기가 키우겠다고 합니다. 충분한 돈을 주겠다고도 하지요. 하지만 유다이는 료타의 머리를 소심하게 치면서 돈으로 아이를 사겠다는 거냐고 하지요. 엄마인 유카리도 화를 냅니다.

     

    이후 두 부부는 병원측과 당시 근무했던 간호사와 법정에서 만납니다. 여기에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당시 아이가 바뀐 것은 병원의 실수 혹은 착오가 아니라 간호사가 일부러 그랬다는 거지요. 당시 간호사는 료타 가족이 행복해 보여 일부러 아이를 바꿔버렸다고 합니다. 화가 난 부부는 당연히 간호사가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미 시효가 끝난 상태여서 간호사는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료타는 형과 함께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하지만 새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는 그래야 아들들 얼굴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하지요. 료타는 새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는 걸 보니 인정하지 않는 듯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새어머니는 핏줄로 연결되지 않아도 같이 살다 보면 정도 들고 닮아가기 마련이라는 말을 하지요.  너희들을 그런 마음으로 키웠다는 말을 하는데 료타의 생각이 깊어집니다.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듯합니다. 집에 왔을 때, 아버지의 날을 맞아 자신이 만든 꽃을 건네는 케이타. 그런데 류세이 아빠의 것도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로봇을 고쳐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지요. 

     

    이 영화는 아이들을 통해서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빠인가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친부모인 료타와 미도리 앞에서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류세이. 그리고 미도리 몰래 혼자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가는 류세이. 반면 료타를 보자마자 케이타는 '아빠는 아빠가 아니야'하면서 도망을 칩니다. 그동안 료타는 많은 생각을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케이타에게 말합니다. '이제 미션은 끝났어.'라고 말하며 아이를 안아 주지요. 

     

     

    이것은 영화 중반까지 이야기입니다. 료타의 성장 배경이 짧게 다가오고,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면에는 담담하게 그려졌음에도 눈물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결국 그들은 무엇을 결정할 것인가? 그 두 커플은 결국 아이를 바꿀 것인가? 만약 당신이 궁금하다면, 나는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선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정말 잘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한 첫 번째 일본 배우입니다. 그리고 료타 역에는 너무 완벽했고, 료타 역에는 가식적이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정말 좋은 캐릭터였다. 케이타 역의 케이타는 너무 귀엽다. 그리고 유다이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에 거의 등장할 정도로 뛰어난 배우로 각 배역마다 자신이 되는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에게는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면, 어떤 사람에게는 가족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빠지고 오히려 족쇄가 된다. 피를 나눈다면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영화였어요.

     

    바쁜 아버지들에게 - 리뷰

    이 영화는 병원에서 뒤바뀐 아이로 인해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하는 문제를 던져 놓고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걸 고민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사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설정만으로 결말이 짐작이 되고, 그래서 이런 스토리의 느낌은 한마디로 '식상하다'는 말로 표현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하게 되고,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특히 시골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던 류세이가 호텔 같은 집에서 살면서, 자신을 키워준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가고 싶다고 소원을 말하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료타는 완벽함을 추구하고 지기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훌륭한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노릇은 돈으로만 해결되는 건 아니지요.  아빠가 아니야 하면서 도망치던 케이타의 모습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혈연관계로 이어졌다고 해서 진짜 아버지라고 할 수 없다는 걸 시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바쁜 아버지들이 봐야 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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