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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 장르 : 전쟁, 드라마, 멜로/로맨스
- 러닝타임 : 197분
- 국가 : 미국
- 감독 : 데이비드 린
- 출연 : 오마 샤리프(우리 지바고 역), 줄리 크리스티(라라 역), 제랄딘 채플린(토냐 역), 로드 스테이거(코마로프스키 역), 톰 커트니(파샤 역)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
매우 높은 지위의 공산주의자인 예브그라프 지바고(알렉스 기네스)의 관점에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는 타냐라는 노동자에게 닥터 지바고에 대해 묻습니다. 예브그라프는 지바고의 이복형으로 죽은 지바고와 라라 사이에서 딸을 찾고 있다가 마침내 그녀를 만납니다. 타냐는 자신이 그들의 딸이라는 것을 부인하지만 예브그라프는 그녀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8살 때 고아가 된 '유리(지바고, 오마 샤리프)'는 어머니의 친구인 그로미코의 집안에서 자랍니다. 어머니의 유품이라곤 러시아의 민속악기 발랄라이카 뿐이었습니다. 유리는 어릴 적에 함께 자란 그로미코의 딸 토냐(제랄딘 채플린)와 사랑에 빠집니다. 의대생으로 자란 유리는 우연히 라라(줄리 크리스티)를 보게 되는데, 두 사람의 관계는 이후 우연한 계기가 겹치면서 무한히 이어집니다. 라라의 애인은 혁명을 꿈꾸던 파샤(톰 코트니)였는데, 라라는 어머니의 정부인 코마로프스키에게 순결을 잃게 됩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딸과 정부의 관계를 눈치채고 자살을 기도했고, 그들을 치료한 사람들은 놀랍게도 유리와 그의 교수입니다. 그때 지바고는 다시 한번 라라를 보게 됩니다. 코마로프스키에게 적개심을 품은 라라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코마로프스키를 총으로 쏩니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유리는 또 이 남자의 총상을 치료하게 됩니다. 이 세 사람은 결국 밉살스러운 관계에 빠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유리는 토냐와 결혼을 하고, 라라는 파샤와 결혼을 해서 각자 아이를 낳았을 때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유리는 군의관으로, 라라는 남편이 전쟁 중 실종되자 간호사를 지원해 남편을 찾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전쟁터에서 재회합니다. 둘은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라라 선을 긋기 위해 노력합니다.
러시아 혁명으로 병원은 철수가 되고 둘은 헤어집니다. 유리가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 그들의 집은 공동주택이 되어 있었습니다. 식량도 땔감도 부족한 상황에 놓이죠. 이 때 공산당원이 된 지바고의 이복형이 나타나 이들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돕지만 이미 발표한 유리의 시들이 반혁명적이라며 정부가 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해주면서 멀리 시골로 들어가 숨어 살라는 말을 전해줍니다. 그래서 장인의 집이 있는 바리키노를 향해 길을 떠나게 되는데 기차 안은 볼셰비키 혁명 세력이 싫어서 떠나는 피난민들로 인해 만원이었습니다. 길고 긴 기차 이동 중 기차가 잠깐 멈추었을 때, 잠시 밖에 나왔던 유리는 적군의 인민 사령관에게 끌려가게 되는데 그는 바로 라라의 남편인 파샤입니다. 파샤는 가명을 쓰며 혁명군의 지도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파샤는 그를 그냥 풀어줍니다. 다시 기차에 오르는 유리.
길고 힘든 여정 끝에 드디어 바리키노에 도착하지만, 장인의 집은 혁명위원회에 의해 징발되었고 다행히 저택 옆에 있는 작은 별채는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농사를 지었고 봄에는 수선화가 가득한 아름다운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토냐는 둘째 아이를 임신합니다. 가끔 시를 쓰는 유리 지바고. 다시 찾아온 봄, 근처 유리아틴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유리는 말을 타고 그곳으로 갑니다. 하지만 한 여자가 그를 발견하고 놀라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던 라라입니다.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렇지만, 유리는 배가 불러오는 토냐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큰 결정을 내립니다. 라라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그의 앞에 낯선 남자들이 나타납니다. 그들은 닥터가 필요한 빨치산들이었습니다. 유리 지바고는 그녀의 가족이나 라라와 연락을 하지 못한 채 빨치산들에게 납치됩니다. 그는 게릴라 밑에서 부상병을 치료하며 몇 년을 보내며 끊임없이 가족에게 돌아갈 기회를 찾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유리는 그 곳에서 탈출하여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걷고 또 걷습니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이 너무 길어져 수염에 얼음을 묻힌 채 바리키노에 도착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라라를 만나지만 가족들은 프랑스로 추방되었다는 소식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그들을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정부였던 코마로프스키입니다! 그는 라라 남편 때문에 위험하니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수작을 부렸습니다. 유리는 라라와 그녀의 딸을 데리고 바리키노로 돌아오는데 그가 살던 집은 그야말로 겨울왕국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집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유리는 많은 시를 씁니다. 그때 다시 코마로프스키가 나타나 당장 떠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말을 하고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던 유리는 라라를 먼저 떠나보냅니다. 곧 뒤따라가겠다고 하고. 라라는 이때 유리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명장면이 탄생합니다. 유리창을 깨고 라라가 탄 마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는 유리. 그리고 깔리는 라라의 테마.
8년 뒤 살아남은 지바고는 이복 형을 만나 의사 생활을 이어갔고, 저차를 타고 출근하던 중 라라가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급하게 기차에서 내려서 라라를 부르는 순간 심장마비로 떠납니다. 유리의 장례식에는 정부의 탄압으로 출판이 금지된 시였지만, 유리의 시를 읽은 많은 독자들이 찾아왔고, 이복형과 라라도 만나게 됩니다. 그 후 라라는 볼 수 없었고 아마 수용소에 끌려가 죽었을 거라고 전해집니다.
다시 영화의 처음 시점으로 돌아옵니다. 타냐는 유리와 라라 사이의 딸입니다. 이복 형은 타냐에게 유리가 친 아빠라는 걸 알려주고, 타냐는 민속악기 발랄라이카를 메고 애인과 함께 떠납니다.
간단 소감
스물 한두 살 즈음, 흑백TV로 닥터 지바고를 보았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들어오던 그 유명한 영화 닥터 지바고. 유리와 라라의 러브스토리인 줄 알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TV 앞에 앉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러브 스토리는 등장하지 않고, 전쟁 이야기만 나오기에 나는 이게 뭐지... 하면서 보았어요. 중반을 어느 정도 지나고서야 비로소 등장한 러브 스토리. 그런데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그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라라의 테마와 거의 끝 무렵에 떠나가는 라라의 모습을 보려고 2층 유리창을 깨고 연인의 모습을 바라보던 오마 샤리프의 애절한 눈빛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나이 먹고 우연히 다시 보았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 민중의 삶도 보이고, 노란 수선화도 보이고 해바라기도 보이고... 유리의 아내, 토냐도 보이고... 아무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의 사랑이 보입니다. 1965년 작품이라는데 지금 봐도 장면 장면이 멋집니다. 끝없는 설원을 달리는 열차 장면도 웅장하고, 머리고 수염에 고드름이 달린 오마 샤리프의 모습도 참 애절합니다. 양념으로 토냐가 찰리 채플린의 딸이라는 걸 알고 보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배우 오마 샤리프가 너무 멋져서, 그 옛날 담배인 오마 샤리프도 괜히 멋져 보였다는 것은 그냥 사족!